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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주말에 남편의 학창시절 연극반 친구들 모임이 있었어요
우리집에서 모일 차례인데
손님접대에 영 소질이 없어서
서울에서 멀지 않은 양평 용문사 근처에 팬션을 예약해서 1박 2일로
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
각자 음식을 준비해 오고
숯불바베큐도 근사했지요
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은 친구가 있어서
7080시대의 주옥같은 노래들을 들으며
밤 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
함께 간 일등 주부들이
저더러는 늦잠자라 하고
김치 꽁치찌개, 계란말이 등등에다
집에서 만들어 온 밑반찬에 즉석 누릉지하고 숭늉
그리고 과일에 커피 녹차를 뚝딱 준비해준 덕에
아침 잘 먹고
용문사의 천년 은행나무를 보러 갔어요
신라 마지막 경순왕이 고려에 항복하자 마의태자는
산속으로 들어갔답니다
왕자가 용문사를 지나다가 짚고 있던 은행나무 지팡이를
땅에 꽂았는데 그 지팡이가 자라서
바로 지금의 천년 은행나무가 되었다네요
믿거나 말거나^^
아주 오래된 나무를 바라보니 우리 조상들의 토템이즘도
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
맑고 화창한 초여름날 목덜미가 땀으로 젖어가는데
전날 내린 큰비로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물을 보니
어찌 양말을 벗지 않을 수가 있나요
맑아서 발을 담그기 미안할 정도 였지만
눈 딱 감고 발을 담근 순간
와~ 시원함을 넘어서 발이 시렸습니다
여름이 짙어지면 한 번씩 추억하려고
카메라에 담아 놓은 발입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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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여름 나들이 다녀왔어요
..)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