현주는 여고시절 참 친했던 내 친구입니다
전공을 서로 달리해서 현주는 지구과학 선생님이 되었습니다
같은 일을 하는 멋있는 남자랑 결혼해서는 딸을 셋 낳고 기르며
방학이면 두 부부 선생님들은 카메라만 달랑 들고서 전국일주를 하고는 했는데 서울에 오게 되면 오랬만에 만나서 호호호 웃고는 했지요
아이들도 커가고 서로 일에 밀려서 소식이 뜸하지만 늘 마음으로는 함께 하다보니 아무리 오랬만에 만나도 늘 매일 만난 사람같이 편안 한 친구입니다
현주는요 이런 친구 랍니다
우리 큰언니 결혼식 끝나고 철없는 나는 다른 친구들하고 놀다가 저녁 늦게 돌아 왔는데 글쎄 현주가 나 대신 열심히 엄마를 도와 심부름을 하고 있었지요
아마도 밤10시가 넘었든 것으로 기억됩니다
시간이 흘러 내가 결혼 할 때는 결혼선물로 손수 바느질 상자를 만들어서 선물해 주었는데 얼마나 근사한지 이번 주에 우리 큰 아이 교복이며 체육복에 이름표 달 때도 그 때 그 바느질 상자를 열어서 바느질 했답니다 실하고 바늘까지 넉넉히 담아주었거든요

어제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주 오랬만에 현주에게 전화가 왔어요
목소리가 어찌나 반가운지 우리는 여고 시절로 돌아가서는
밖에서 퇴근길에 날 데리러 온 남편이 두 번 씩이나 전화할 때까지 그간의 소식을 교환했지요
남편은 교육청에서 장학사로 일하고 있다네요
현주는 항상 매사에 열심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해 왔는데
소식 못들은 몇 해동안에 더 장한 일도 했네요
계속 교단에서 학생들 가르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세 딸 아래로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더 낳아서 기르느라고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네요

참 부럽고 사랑스런 내 친구 현주입니다